- 제도와 권위에 대한 유쾌한 전복을 주제로 서완호, 성능경, 천근성, 허태원, 에르빈 부름, 클레어 퐁텐 6인이 참여한 동시대 미술 전시

이번 전시의 제목 ‘B’는 ‘정당한 예술’의 범주에서 비켜난, 혹은 의도적으로 경계 밖에 서 있는 예술적 실천을 상징한다. ‘초콜릿’은 귀족적 사치품에서 대중적 즐거움으로 변화한 역사적 전환을 은유하며, ‘게릴라 파티’는 제도 밖에서 벌어지는 창조적 해방감과 예기치 못한 만남을 표현한다. 이는 미술관을 권위의 장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서완호, 성능경, 천근성, 허태원, 에르빈 부름, 클레어 퐁텐 등 총 6팀이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7점을 통해 미술관이 규정해온 ‘정상’과 ‘정당함’에 질문을 던지고, 일상과 예술, 관람자와 작품, 제도와 유머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전시는 1층과 2층으로 구성된다. 1층에서는 '정당함에 대하여 Legitimacy of beings'라는 주제로 서완호, 허태원, 클레어 퐁텐의 작품이 전시된다. 서완호는 도시 주거 공간의 풍경을 회화적으로 재현하거나 익명의 초상들을 통해 배제되고 소외된 존재의 불안을 시각화한다. 허태원의 '빨래하는 날'(2024) 연작은 일상적 가사 노동이자 예술 작업의 중첩 지대로서 빨래라는 행위에 주목하여 예술 안팎의 노동에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위계를 삭제한다. 클레어 퐁텐의 '무제(Lost·Found)'(2011)를 비롯한 설치 작업은 주변화된 존재들의 흔적을 시적으로 재구성하여 지속 가능한 세계에 대한 상상을 제안한다. 세 작가의 참여로 구성된 첫 번째 섹션은 ‘존재가 소유로 대체되는’ 시대의 초상과 ‘자본주의적 삶의 조건’에 요구되는 정당성이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예술 실천에 주목한다.
2층에서는 '뒤집힌 질서, 열린 가능성 Inverted Structures, Open Possibilities'을 주제로 성능경, 에르빈 부름, 클레어 퐁텐, 천근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성능경의 '신문읽기'(2024)는 신문을 읽고 면도날로 기사를 오려내는 퍼포먼스를 통해 유신시대의 언론 통제에 저항하며, 권위적 내러티브를 해체한다. '시축문(詩祝文) 불부채질'(2024)은 축문을 부채에 새긴 뒤 불태우는 행위로 전통 의식과 예술적 행동의 경계를 탐구한다. 에르빈 부름의 '1분 조각(One Minute Sculptures)'(2003-2016) 시리즈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하여, 신체와 사물의 관계를 유머러스하게 전복한다. 클레어 퐁텐의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BEAUTY IS A READY-MADE)'(2020-2024)는 LED 사인을 통해 ‘아름다움’의 정의와 예술 제도의 권위를 질문한다. 천근성의 '수원역전시장커피'(2025)는 시장과 미술관을 연결하며, 커피와 손님의 창작물의 교환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실험한다. 네 작가의 작업이 모인 두 번째 섹션은 제도와 권위에 균열을 내고, 예술이 사회적 관계와 제도적 구조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드러낸다.
전시 기간 중 9월 4일(목)에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삼청 나잇’에 맞춰 야외 음악 쇼케이스 'B-정당한 파티'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 앞마당에서 열린다. 전시와 공연이 결합된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은 작품과 음악, 그리고 서로를 통해 에너지를 공유하는 축제의 장을 경험할 수 있다.
두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협력 전시는 두 기관의 기획 역량이 결합된 프로젝트로, 미술관이 품을 수 있는 태도의 다양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많은 관람객들이 제도와 규범의 경계 너머에서 예술을 자유롭게 경험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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